철학자가 말하는 죽음이란?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는
혜안을 지닌 철학자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죽음 철학을 완성해 낸
여러 철학자의 생각을 간단히 정리해 봤다.


육체의 소멸

소크라테스

BC 469~BC 399, 그리스, 철학자

세계 4대 성인 중 한 명인 소크라테스는 기원전 399년 아테네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초연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그에게 죽음이란 단순히 육체가 소멸하는 일에 불과했다. 육체에서 벗어난 영혼은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살아가기 때문에 사는 동안 도덕적 이상과 지혜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죽음 이후에도 불멸할 영혼의 순수함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믿음이 있었기에 소크라테스는 목숨을 구걸하지 않았다.


육체에서 해방되는 영혼

플라톤

BC 430~BC 348 (추정),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제자로 그의 죽음을 지켜본 플라톤 역시 육체는 언젠가 소멸하지만 영혼은 불멸한다고 믿었다. 그는 소크라테스의 죽음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죽음 이후에 일어나는 일을 구체화했다. 플라톤은 사람이 죽으면 이승에서 어떻게 살았는가에 따라 다음 세상이 결정된다고 믿었다. 선한 사람은 더 나은 환경에서, 악한 사람은 건강하지 못한 육체를 안고 새로운 삶을 얻는다. 그는 “삶은 육체 안에 갇힌 영혼의 감금 생활이요, 죽음은 육체로부터 영혼의 해방이자 분리”라고 했다. 그러므로 영혼의 진정한 해방을 위해서는 새로운 삶을 얻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금욕, 절제, 선하고 정의로운 삶을 살면서 영혼을 깨끗하게 정화해야 한다. 그래야 영혼이 또다시 육체에 감금 되지 않고 행복만이 가득한 세상으로 옮겨 갈 수 있다.


독립된 정신과 육체, 죽음은 육체의 종말

데카르트

1596~1650, 프랑스, 철학자·수학자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데카르트에게도 육체와 영혼에 대한 탐구는 흥미로운 주제였다. 그는 영혼과 육체가 밀접한 관계지만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봤다. 심지어 살아있는 육체는 태엽이 감긴 시계처럼 기계의 일종이라 생각했다. 이에 따르면 죽음은 육체라고 부르는 기계의 종말일 뿐 영혼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또 그는 육체의 소멸 이후에도 영혼은 계속해서 존재한다고 믿었다.


죽음은 삶의 목적

쇼펜하우어

1788~1860, 독일, 철학자

염세주의를 대표하는 철학자 쇼펜하우어에게 인간이란 유한한 시간 속에서 끝없는 욕망으로 인해 늘 결핍을 느끼며 괴로워하는 존재다. 즉 개체로서 인간의 삶에 욕망은 고통의 근원일 뿐이다. 하지만 종으로서 인간의 욕망은 성욕으로 발현돼 개체의 연속성에 도움을 준다. 따라서 개체로서 인간의 삶은 유한할지언정 종으로서 인간은 영원한 존재다. 이러한 세계의 본질을 이해하면 한 개인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게 되는 동시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다. 쇼펜하우어는 삶이란 죽음을 향한 내리막길이며, 삶의 궁극적 목표는 미몽에서 깨어나는 것이라 했다. 죽음이 삶의 참된 목적이라고 봤다.


<Den> 171호 <남자여, 죽음 앞에 당당히 맞서라>
기획 편집부 | 사진 셔터스톡, 알라미
참고 도서 <철학, 죽음을 말하다>(산해), <죽음에 관한 철학적 고찰>(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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