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 인테리어 양식 따라잡기

“이 집 거실은 앤티크해”, “이 사무실은 모던하네”. 단어의 뜻은 알겠지만, 그 공간을 왜 그렇게 말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면 여기 소개된 한 장의 사진에서 답을 얻을 수 있다. 시대를 풍미한 인테리어의 특징만 알아두면

어느 공간을 봐도 아는 척할 수 있는 유식한 덴맨으로 거듭날 것이다.


15세기 초 이탈리아 토스카 지방을 중심으로 발전한 인테리어 양식. 신과 왕을 모시던 수직 사회에서 자본주의와 인본주의를 중시한 수평적 사회 구조로 변하며 이를 토대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시작한 시기다. 이에 걸맞게 인테리어 역시 높이에 집중하던 고딕 양식을 벗어나 높이를 조금 낮추되 전체적인 조화와 질서를 더욱 중요시 여겼다. 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구조물과 기둥, 창의 배치를 비례에 맞추었으며, 가구를 대칭으로 배치하는 데 신경 썼다. 인테리어 외에도 건물 전체의 비례를 중요시했다.

아직 건축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기 이전이었기에 바닥이나 천장 등 건축 구조물에 사용하는 재료는 자연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소재를 주로 이용했다. 나무, 돌, 석고 등이 주재료였으며, 가구 역시 대부분 나무로 제작했다. 여기에 금속 촛대나 액자, 도자기를 활용해 빈 공간을 채웠다.



우리가 흔히 ‘앤티크 가구’라고 부르는 가구 디자인이 바로 이 시기에 나타난 양식이다. 프랑스 루이 14세를 필두로 절대왕정이 부활하며 군주의 권력과 남자의 힘, 부의 과시를 목적으로 가구를 만들었기에 전반적으로 사치스럽고 과시적인 느낌이 강하다. 인테리어도 상아·은·진주 같은 고가의 소재를 많이 사용하고, 나무를 쓰더라도 광택이 나도록 칠을 해 화려하게 치장했다.



루이 14세 사후 새롭게 떠오른 귀족 중심 문화에서 나온 인테리어 양식으로, 바로크 인테리어 특징을 이어받아 더욱 사치스럽게 꾸몄다. 귀부인이 모여 시간을 보내던 살롱 문화와 함께 발전한 만큼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많은 곡선과 화려한 색채가 특징이다. 실용성이 부족하고 너무 사치스럽다는 평을 받지만 실내디자인이 폭발적으로 발전했던 시절이기에 인테리어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로 여긴다.



계몽주의가 대두해 왕과 귀족의 비합리적 사치스러움을 지양하고 클래식하며 모던한 특징을 살린 인테리어. 절제된 곡선을 살린 가구와 심플한 모양에 최소한의 무늬를 사용한 소품이 많고 색깔은 주로 흰색을 사용했다. 여기에 당시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 등 고대 그리스 도시의 연이은 고고학적 발굴까지 더해져 고대 그리스 문화의 단순함과 자연스러운 특징을 따라 했다.



모든 장식을 배제하고 오직 실용성에 집중한 인테리어 양식. 17세기 종교개혁과 18세기 산업혁명으로 상위 계층이 왕과 귀족이 아닌 자본가로 바뀌며 구태의연한 과거 인테리어 양식에서 벗어나 새롭고 근대적인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었다. 대체로 모노톤 컬러에 집중하며 재질 역시 스테인리스, 유리, 철 등 딱딱하고 간결한 느낌을 주는 소재를 사용했다. 장식 요소를 최대한 배제해 차가운 느낌이 나는 것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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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모더니즘

1800년대 후반에 유행했던 유럽의 모더니즘과 달리 한국은 1960년대가 되어서야 모더니즘이 유행했다. 일제강점기에는 건축양식이 발전하기 어려웠던 시절이고, 광복 후 한국전쟁이 발발해 대중에게 쉽게 전파되지 않았기 때문. 1960년대, 아파트 문화나 공산품 등에 모더니즘이 영향을 미치면서 비로소 한국의 모더니즘 문화가 꽃피웠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에는 예술성이 결여되었다고 판단해 탄생한 양식으로 섬세한 패턴과 불규칙적이고 다양한 곡선이 특징이다. 아르누보는 프랑스어로, 직역하면 ‘새로운 예술’이란 뜻이다. 아르누보의 핵심 모티브는 자연에서 유래한 곡선으로 구불구불한 철제 난관, 꽃무늬 등을 많이 볼 수 있다. 유행 기간은 짧았지만 유럽과 미국, 남미까지 널리 퍼지며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오직 실용성에 초점을 둔 인테리어 양식. 불필요한 모든 것을 버리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주를 이루었다. 기하학적 단순함과 통일된 양식, ‘기능적인 것이 아름답다’는 기능주의를 모티브로 삼았다. 사람들이 사용하기 편하고 쉽게 싫증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단순하며 전통적인 조형의 원리에 집중했다. 바우하우스 개념을 만든 이들이 모더니즘 작가 출신이기에 모더니즘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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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하우스와 모더니즘의 차이

바우하우스는 모더니즘에 뿌리를 둔 디자인 양식이지만 모더니즘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모더니즘이 과거를 탈피한 근대적 디자인에 초점을 두었다면, 바우하우스는 그보다 더 실용성에 초점을 두었기에 인체공학적 설계가 많다. 그런 이유로 바우하우스는 모더니즘보다 곡선이 조금 더 많다.



군더더기 없는 것이 핵심인 모더니즘에 화려한 색채와 곡선을 추가한 인테리어 양식으로, 깔끔한 대칭이 주를 이룬다. 가구는 공업적 대량생산을 위해 최대한 간단하게 디자인했으나 아르데코의 원천 중 하나가 화려한 색채를 강조하는 러시아였기에 다양한 색을 사용했다. 1930년대 미국의 경제 호황과 맞물려 귀금속으로 만든 장식품이 다양한 것도 특징이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유행이 끝났다.



제1·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버려진 군용물자를 이용해 만든 가구가 특징이다. 폐기된 군용 원단, 금속, 유리 등을 기존에 사용하던 나무나 가죽 소재와 섞어 사용했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바우하우스 디자이너들이 대거 미국으로 이주하며 탄생한 인테리어 양식으로 미국식 바우하우스라 생각하면 된다. 요즘 심플한 복고풍 인테리어로 가장 많이 주목받는 대세 인테리어다.



바우하우스 인테리어와 대척점에 있는 인테리어로 전통적 배색이나 조형 기법을 벗어나 다채롭고 다양한 스타일을 중요시했다. 화려하고 눈에 띄는 색채를 사용하고 기능보다는 스타일에 집중했다. 이전까지 선보인 가구와 장식품은 개성이 없다고 생각한 데서 비롯된 인테리어 양식이다. 자연재와 인공재를 결합하고 신소재를 활용해 모험적 디자인이 많지만 그만큼 쉽게 질리고 촌스러워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가구와 소품이 중요하던 이전 인테리어와 달리 여백의 미에 초점을 맞췄다. 미니멀리즘과 비슷한 맥락으로 최소한의 색과 간결한 직선이 눈에 띄는 것이 특징이다. 나무나 돌 같은 자연재가 아닌 유리, 메탈, 콘크리트, 신소재 등의 인공재를 주로 사용하고 창을 크게 내 채광이 깊숙이 들어오게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구 배치로, 여백의 미가 살도록 라인을 맞추고 색상도 통일해 최대한 절제된 분위기를 연출해야 한다.



Den 159호 <시대별 인테리어 양식 따라잡기>

에디터 이승제 | 사진 셔터스톡, 알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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